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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등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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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칼라피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9회 작성일 20-03-24 20:55

본문

책등

 

누군가 뽑아주기를 기다리며 돌아서있는 등

어느 시인의 겨울 잠이 길다

누군가에게 등을 보인다는 것은

당신의 손을 갈망하는 일

읽히고 싶다

 

누군가의 일생이 돌아서면 제목 한 줄뿐이다

 

저렇게

내 잠을 묶은 것도 이름 하나였다

방으로 돌아와

누군가의 침 묻은 손을 기다리다가

빳빳하게 굳은 아침

깨워준 것은 창문밖 참새 떼였다

그들은 내 생의 유일한 독자였다

아무도 읽지 않아 빛바래간 몸

우연을 위해 여기 꽂혀있다

 

나를 지은이는 누구일까

뒤 돌아설 때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한 줄이다

뽑아주기만을 기다리는 등이다

 

이 낱장의 종이가

누군가에게 되돌아가는 길

그것은 버려짐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詩作)임을 알자

 

고물장수의 리어카 위에서,

무엇이 된들

불행한 만은 아니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점 가는 일이 한달에 한 번도 힘드네요.
뽑아주길 원하는 책들에게 미안도 하고 약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집에 있는 책들도 주인을 잘 못만나 뽑아주길 포기하진 아닌가 싶네요.
등만 보여 주는 책들의 가슴을 열어봐야 겠어요^^
늘 건필하소서, 칼라피플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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