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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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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0-03-27 09:47

본문

이사 /정호순   


 

간밤에 누가 내 어깨를 밟고 지나갔나

엊저녁까지 멀쩡하던 어깨

아침에 일어나니

오른쪽 날갯죽지 수상히 아프다

 

한때 날개를 갖고 싶은 적이 있었다


한창 날고 싶을 때는 날개가 생기면서 오는

성장통이라고 착각을 하기 도 했었다

 

늘 어깨가 아프다는 아내 수술 후

그 말이 시도 때도 없이 잦아졌는데

잦아진 만큼 데면데면해져 갔는데

 

지하셋방 벽지의 빗물이 얼룩지듯

연민의 찌꺼기 갈라진 벽 틈새로

진물처럼 침투를 하면


아내의 아픈 어깨가 야반도주 하듯 

예고도 없이 내 어깨로 이사를 온다

   

통증과 원망 애옥살이 누옥의 살림을 몽땅 싣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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