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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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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361회 작성일 20-03-31 18:05

본문

행운을 사다

                          

 

떡을 찍으려다 별을 찍었다

접시만 요동치지 않았어도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앞에 앉은 아이의 눈이

구름의 속도로 하늘을 데리고

접시 안을 다녀왔다

 

별을 지키지 못한 양파는 잘려 나간

잎만 찾았다 마늘은 대풍 소식에

매운맛을 잃고 값까지 상실했다

 

접시 가장자리에서 마른 천둥소리가 났다

설탕은 먹구름을 만들지 못했다

당근과 양파의 동맹을 마늘은 모른 척했다

 

포크는 사냥꾼이었다, 그림처럼 살던

별 이야기를 찾아다니는, 아이는 접시의

깊이를 알고 있었다

 

구름을 마음을 지은 아이의

포크는 바닥에 닿은 적이 한 번도 없다

힘 조절에 실패한 주름진 손이 심하게 떨렸다

 

놀란 건 접시였다 우주를 멀리서만 찾았다

접시 안으로 별똥별들이 뽑히는 뿌리의

흙처럼 쏟아졌다 노을이 넘쳤다

 

아이의 눈이 내 눈 안으로 들어왔다

구름이 손을 감쌌다 포크가 방향을 바꾸었다

별이 내 안으로 들어왔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까운 것에서 찾아내고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시어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문장을 만져보곤 합니다.
우주를 넘나드는 갖가지 사물의 힘을 넣어주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대최국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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