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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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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62회 작성일 20-04-01 11:54

본문

고사리 연대기 / 백록  




불현듯, 소용돌이를 일으킨 바다에서 불꽃이 피었으리라

식어 돌이 되고 부서져 흙이 되었을 터

마침내 목이 말라 비를 마셨을 터

중생의 삶과 죽음 사이를 잇는 심기랄까 그런 이끼 같은 생각들이 허기를 달래듯 꼼지락거렸겠지

마치, 반가사유의 아기부처인 양

달여 기침을 달래고

빻아 떡을 찧게 하고

삭혀 술을 달이게 하고

삶아 고기 대신 나물로 무치게 하고

싹싹 비벼 입맛 돋우고

비바람 무릅쓰고 죽은 자의 동태를 시커멓게 말라죽도록 보살피며

제사상 차례상을 두루두루 염려하며

멀리 속세를 떠난 백이숙제까지 연명케 하던

당신의 희생이야말로

고결한 불심의 진신사리를 품고

억겁의 삶을 살피는

산신령이지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별 말씀을...
아무튼 추겨주시니 고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미세먼지를 삼키는
코로나, 잘 살피시고
기관지에 좋다는 고사리
어쩜, 이놈의 천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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