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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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마시면서
저녁 밥상을 물린 후 따끈한 커피를 마신다.
언젠가부터 종내 커피가 흘러들어야
나의 뇌리와 내장들이 안심을 한다.
몸이 커피를 마시는지 커피가 몸을 마시는지,
아무튼 커피를 마시며 좋은 시를 읽는다.
정량으로 잘 탄 커피 같은 시는
오장육부를 은혜롭게 적시고
뇌리와 발걸음을 가볍게 공중부양 시킨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듯 시를 마시고 싶다.
가끔은 시를 맛보느라
커피 마시려 끓이던 작은 냄비 속 물이
다 졸아 버리기도 한다.
뭐, 그래도 괜찮다.
다시 물을 붓고 끓이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끓이면 아까 맛보던 시도 다시 마시고
다시 마시면 아까는 무슨 맛인지 몰랐던
시의 행간이,
커피 자국 번지듯 내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치만,
삶이 커피보다 향기가 없다면,
물처럼 시를 끓이고
습관처럼 시를 마시면서.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인생이란 결국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일이라는 것을..
커피 한 잔,
잘 마시고 갑니다.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커피 한 잔 같은
좋은 글 감사합니다
grail217님의 댓글

완벽한 시입니다..
고맙습니다..
^^*..
너덜길님의 댓글

지나친 칭찬입니다
그냥 따끈하게 읽히기만 해도
감지덕지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