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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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86회 작성일 20-04-06 12:32본문
커피를 마시면서
저녁 밥상을 물린 후 따끈한 커피를 마신다.
언젠가부터 종내 커피가 흘러들어야
나의 뇌리와 내장들이 안심을 한다.
몸이 커피를 마시는지 커피가 몸을 마시는지,
아무튼 커피를 마시며 좋은 시를 읽는다.
정량으로 잘 탄 커피 같은 시는
오장육부를 은혜롭게 적시고
뇌리와 발걸음을 가볍게 공중부양 시킨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듯 시를 마시고 싶다.
가끔은 시를 맛보느라
커피 마시려 끓이던 작은 냄비 속 물이
다 졸아 버리기도 한다.
뭐, 그래도 괜찮다.
다시 물을 붓고 끓이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끓이면 아까 맛보던 시도 다시 마시고
다시 마시면 아까는 무슨 맛인지 몰랐던
시의 행간이,
커피 자국 번지듯 내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치만,
삶이 커피보다 향기가 없다면,
물처럼 시를 끓이고
습관처럼 시를 마시면서.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생이란 결국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사랑하는 방법을 깨우치는 일이라는 것을..
커피 한 잔,
잘 마시고 갑니다. 시인님!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커피 한 잔 같은
좋은 글 감사합니다
grail217님의 댓글
grail21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완벽한 시입니다..
고맙습니다..
^^*..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나친 칭찬입니다
그냥 따끈하게 읽히기만 해도
감지덕지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