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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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1회 작성일 20-04-24 14:47본문
숨, 쉼
한때는 뿌리가 피어 올린 우주를 이고도
빠르게 회전하는 시간 사이를 유연히 건너셨습니다
너울성 파도를 타고 자란 줄기는
휘어진 곳마다 숨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꽃바람이 심한 날은 파도가 밀어 올린
이야기가 가지마다 출렁였습니다
뿌리로 내려가는 계단에는
늘 배가 정박 중이었습니다
돛을 피워올린 건 잎이었습니다
잎이 필 때마다 우주로 가는 문도 함께 열렸습니다
나무는 줄기마다 우주로 간 파도의 흔적을 화석으로
새겼습니다, 뿌리는 닻의 항구였습니다
잠시 돛을 접었을 뿐인데 사람들은 빈 화분이라고 합니다만
뿌리의 이야기를 저장하고 있는 흙은
오늘도 내일도 뿌리에서 우주로 출항하는 배를
그리고 있습니다, 숨에서 쉼을 찾는 어머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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