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의 멜랑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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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23회 작성일 20-05-03 10:21본문
오월의 멜랑꼴리 / 백록
멜랑멜랑한 생각들이 사뭇 꼴리는 계절이다
올레 담장 위로 장미들 흥분하는 시간
와락 붙들고 냉큼 꺾고 싶은
까치발의 꼬락서니
그날의 조바심은 어느덧 퇴색해버린
노파심의 오늘이다
대뜸, 와려대지 말라*시며
크면 저절로 알게 된다며 호되게 나무라시던
채찍질 같은 할망의 꾸중을 소환하는
지금의 난, 클 만큼 컸는데
가을 들녘 조코고리*처럼 익을 대로 익어
고개를 푹 숙이는 세월인데
그런 조의 이삭은 결국 하나님께 바쳐지고
그가 새(鳥)로 환생하였다면
의심 많은 무신론의 혹자들
과연, 믿을까
믿거나 말거나
마침, 이 오월 초입의 저 하늘은
그 기운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마구 꾸물거리는구나
울컥, 하는 순간
오르가슴 같은 장대비
잔뜩 사정하려나
흥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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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급하다는 말의 제주어 '와리다'에서 파생된
'조급하게 굴지 말라'는 의미
* 조코고리: 조 이삭을 뜻하는 제주어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절의 여왕답게
세월이야 어찌할 수 없지만
마음이야 언제나 청춘인것을ㅎ
이제야 조금은 가두었던 빗장을 살짝 열고
바라보는 일상이지만 모쪼록 느슨하더라도
천천히 열리는 계절이길 소망해 봅니다
백록님의 2막 시작임을 아뢰며^^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늘이 연 이틀 꾸물거립니다
왈칵, 쏟아질 듯
하여, 어리러운 것들
다 물러가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에 지친 욕망이 불끈 솟는 느낌임다
노벨문학상 추천드립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죄다 헛소리겠지요
아무튼 겨드랑이가 가렵긴 한데
ㅎㅎ
이것도 역시 개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