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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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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6회 작성일 20-05-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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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안개
- 비수

오늘은 안개꽃이 오리무중 무지막지로 잔뜩 피었네요
이 계절 이 섬에 울긋불긋한 꽃들
몽땅 삼켜버렸네요

사실은 여름의 기슭으로 들이닥치는 정체불명의 무리다
선천적으로 몹시 흐릿한 눈을 가진 그들의 아가리는
장충단공원 하나쯤 노리는 건 문제도 아니다
산과 바다를 통째로 삼켜버릴 정도
가히 천하 으뜸이다
 
그들이 합세하는 순간
하늘만큼의 손바닥으로 덥석 하늘을 가리는 건 기본이고
보이지 않는 발버둥으로 땅을 몽땅 짓밟아버린다
유사 이래 그들의 정체를 제대로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대개는 눈먼 들개들의 혼백이라 얼버무리다 유식하게 ‘무(霧)’라고 일컫는데
개중엔 저 멀리 남쪽 나라에서 쳐들어온 마귀 같은 ‘마’라고 떠벌리거나
그럴 듯이 검은 르완다에 안기고 싶은 옛 조상들의 가슴앓이라던데
그 소리가 발목이 잘린 물인지 그 물의 말인지
당최 무슨 소린지 모르겠으나
그들이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은 이 섬에 꽤 많더라
간혹, 그들도 따라 외치는데
당신도 이 섬을 지나치다 귀동냥한 기억이
더러 있을 것이다
 
‘왁왁’이라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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