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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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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9회 작성일 20-05-20 01:08

본문

신발장엔 구두 하나가 있다

언젠가 자주 신던 이 구두는 닳고 헤지지 않았지만

세상이 흘러 나이가 들고 밤이 자주 찾아 들어

더이상 신을 수 없는 디자인이 되었지

때로 어둠이 짙게 깔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사랑이라 생각드는 추억에 잠겨서

꿈에서라도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비내린 밤거리를 걸으며 혹은 손잡고 그래 노래를 들으며

레코드판 같은 얼굴을 하고 옷이라는걸 청춘에 맞게 입어서

걷노라면 그래 걷노라면 무서울게 없었지

밤이 아니라도 겨울이라면 그녀가 내게 팔짱을 끼고

발끝을 세우며 자신있게 걸었었지

이젠 신발장에 먼지 쌓인 구두를 보며

여자가 사랑할 땐 나는 남자였고 여자가 드센 한국에서

남자란 그저 신발장에 옷가지를 벗어두고 일하러 가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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