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이 오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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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8회 작성일 20-05-24 17:59본문
밀물이 오는 저녁
/담채
물이 온다
어린 고둥이 숨을 고른다
무연히 부푸는 만조滿朝의 첫물
모래 언덕이 푹푹 꺼지고 있다
아득한 바닥을 딛고
명치까지 차오르는 내 안의 수위
어떤 뜻이
물과 바람 모래의 거처에 나를 세워
영혼을 흐르게 하고
물은 나를 데려 어디로 가는가
바람이 불어도 늘 평평한 물의 표면
저 물속 어딘가에
내 몸이 처음으로 삼킨 파도가 하얗게 걸려있으리
저녁으로 갈수록
바다는 눈시울이 붉어지고
이 생에 전념하는 손들이 울음을 내미는
물금을 새로 그으며
밀물이 오는 저녁
지붕 위에서 고양이가 길게 운다
사람들은 물 위에서 장엄한 하루를 살고
새들은 돌아와 아픈 부리를 벼랑에 묻는다
살빛 노을의 둥근 정수리
한쪽이 패인 낮달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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