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달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3회 작성일 20-05-27 07:38

본문


어느날 밤이었다. 


검은 하늘에 별들이 스산한데, 

어디선가 더운 소리가 흩어지지 아니하고 한데 뭉쳐 진한 물줄기를 이루어 

검은 수풀들 사이로 쏟아지는 것이었다.


창문이 가볍게 흔들린다. 

보이지 않고 시끄럽지도 않은 그 진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창문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투명하기에. 

그 뼈 시린 고적함과 외로운 해맑음을 

나는 신선한 감각으로 내 안에 들여놓는다.


내가 사랑하는 그 무엇인가가 이 어둠 속에 있다. 그것은 낮은 목소리로 그르렁거린다. 


그것은 사막을 걸어가는 힘겨운 낙타를 닮았다. 

갈라진 발굽으로 연꽃처럼 숭엄한 모래를 밟는다. 


그것은 창녀의 얼굴로 성모를 그렸던, 어느 고고한 살인자를 닮았다.  


그것은 표정을 내보이지 않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여인을 닮았다.


한 손으로 그 투명한 것을 살짝 민다. 내게 보이지 않고 보여서는 안 될 것이 내 앞에 가만히 열린다. 

나는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간다. 


길이 수풀이 달빛에 잠든 엉겅퀴꽃이 날개 잘린 새가 그림자 속에 들어앉아 새벽을 기다리는 나무가 내 안으로 들어온다. 

내 작은 서사를, 그 짧은 생으로 구현하고 있는 저것은 누구인가?

그것은 밤이슬 내리는 저 가난한 정원에서 호흡하고 있는가? 

그러기에 오늘밤 투명한 창문이 저렇게 가만히 떨리며 내면의 문을 울리고 있는 것인가? 


그리고 난 고개를 돌린다. 

밤의 적요가 멀리 돌아 사라지는 저 먼곳에는 풀들이 뒤척여눕거나 조촐한 꽃들을 낮게 흔들어대는 것이었다.

이 길은 언젠가 내 어머니에 의해 해체되었던 적이 있다. 

그것은 존재하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었기에,

오직 소리만이 그렇게 들려올 뿐이었다. 

마치 소리 없는 아우성 속으로 

깊이 깊이 빠져들듯이.

잠들지 않고 달빛 뼛속으로 파고드는 소리들의 총합이 

하늘과 땅 사이 공간과 조용히 대화하는 소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4,730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95 12-26
3472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5:25
3472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0:39
34727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0:28
3472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13
34725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13
3472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13
34723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13
34722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5-13
3472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13
3472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13
34719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13
34718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13
34717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5-13
34716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 05-13
34715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13
347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12
3471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12
3471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12
34711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12
34710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12
3470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 05-12
34708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12
34707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12
3470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12
347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5-12
34704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5-11
3470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11
34702 삶의활력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11
34701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11
34700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5-11
3469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11
34698
오월이 되면 댓글+ 6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5-11
34697
나그네 댓글+ 2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11
34696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5-11
34695 드림플렉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5-11
3469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5-11
3469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 05-11
34692
산 마루 댓글+ 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5-10
3469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5-10
3469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10
34689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5-10
34688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10
3468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10
34686
봄의 향연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10
34685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5-10
34684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10
34683
은박지 댓글+ 4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5-10
3468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5-10
34681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10
34680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9
34679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09
3467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5-09
3467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5-09
3467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9
34675
먼산에 댓글+ 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9
3467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9
3467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9
34672 德望立志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09
34671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5-09
34670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5-09
3466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 05-09
34668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5-08
3466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5-08
3466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08
3466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08
34664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5-08
3466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5-08
34662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5-08
34661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5-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