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부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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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갈잎을 지나가는 바람을 읽었다.
계곡에 몸 웅크리고 앉은 햇빛에서,
갈라지고 합쳐지며 빛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너를 읽었다.
물소리 조올졸 내 폐를 간지럽히는
벚꽃들 아직 지지 아니하고
가지 아래 사슴의 흰 뼈 묻었다.
초여름 햇살에
땀 맺힌
피 한 방울.
길가에 솟은 바위의 모서리진 표정.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에
녹음이 채워지는 소리.
나는 부끄러워졌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지나가는 구름
그림자에
녹음이 채워지는 소리.]
곳곳에 좋은 표현들이 많네요.
시를 마음 속으로 음미하며 상상해 보면 참 즐겁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늘 건필하소서, 코렐리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시인님이 좋게 보아주시는 거죠.
철원 부근에 갔다가 길을 잃어서 계곡 부근 작은 길을 헤메다녔는데, 오히려 적적한 절경을 감상하면서 느릿느릿 산보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초여름 조용한 정경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브루스안님의 댓글

조씁니다
다만 지나친 비약이 이숩네요
요즘 철원에서 사슴볼수 있나요
그걸 보ㅡ고 부끄렆다?
요즘독자들. 무섭습니다
아무튼
도전 력은. 좋습ㄴ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그 사슴은 노천명의 시에 나오는 사슴입니다. 철원 부근에서 본 풍경이 노천명의 시 속에 나오는 그 호수를 닮아서요. 하지만 지적하신 바도 아주 타당한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