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을 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시집을 샀다
하늘시
문이 열리고
시체詩體냄새는 나지 않았다
골방 침침한 꼭대기에
오래 삭힌 바람이 마른 뼈로 서 있고
몇 십년을 무시 당하고
몇 십년을 굶은 허기 진 살점이
비좁은 프레임 틈새를 갉아 먹은
신간新間에 저지되고
구간舊間에 거지되는
얼간臬間이라는 낮짝을 들고
그 골방 한 켠에 내가 누워있다
10000원짜리 관속에 누운 시체 썩은 냄새
죽음의 문장끝은 발효일까 부패일까
핏기없는 얼간이를 얼싸 안으려
목덜미에 핏발이 저리고
까치발 심장이 떨렸다
가자, 오늘 밤
우린 한 몸으로 얼간이와 얼쭈 비슷한 관을 짜고 동침하는 거다
무작정 파고 들어
얼얼한 시체를 닦아 낼 작정이다
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오, 오셨군요.
시집을 사서 오셨군요.
이리 반가울 수가,
나도 그 시집 속에서 같이 닦고 싶군요.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오랫만입니다
반갑게 맞아주신 너덜길 시인님^^
단조로운 시체를 같이 닦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 신간 구간에도 찾기힘든
얼간이 댓글이 맘에 들군요
억지로 설명하려는 관심..
요상하게 둔갑한 댓글 다 좋네요
평안을 빌어요 브루스안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