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우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08회 작성일 20-05-31 03:24

본문


작은 올챙이와 알들이 보이는 산길 옆 작은

물웅덩이에 쪼그려 앉아 개구리를 찾는데 한쪽에서

개구리가 펄쩍 뛰어 흑백으로 갔다.

흑백은 동그란 깊이로 빨려 들어가 첨벙거리는

두레박 속에 담겨 들었다.

열 세살 소년은 우물가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은빛 양동이를 반쯤 채우고 있었다.

둥그런 칸 마다 축축한 이끼가 살았던 우물은 그렇게

깊지 않아 열 두어 번 줄을 당겨 올리면 두레박이

비틀대며 맑은 물을 가슴 가득 채워 올라 왔었다.

집앞에 키 만한 빨간 고무 물통을 사나흘에 한 번씩

오륙 미터 거리를 힘들게 날라 채워야만 했었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우물물은 선명하고

또렷하게 빨간 고무 물통 바닥에 돌가루 몇개를

굴리며 눈이 부시다.


목을 내밀고 들여다 보면 물고기가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개구리가 뛰고 앉아 있던 우물은 저녁 해가

지기 시작하면 어둠 속의 깊은 둥근 어둠으로

무서운 얼굴이 된다.

누군가 우물에서 얼굴을 내밀고 올려다 볼것 같기도

했고 깊은 깊이가 주는 본질적 무서움이 두레박을

타고 올라오곤 했었다.


공동 수돗가가 사라지고 집으로 수도가 생기면서

나는 은빛 양동이 우물퍼기에서 해방을 맞았다.

그 후로 두꺼운 우물 뚜껑을 열어본 적이 없었고

나는 우물가에서 개구리를 보지 못했다.

개구리를 찾다가 문득 개구리가 우물 속에 갇힌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십 년 전 우물 뚜껑을 열자 깊은 칸칸의 흑백 속

빛나는 동전 같은 우물 속에서 개구리 한마리가

튀어나와 흑백의 발자국을 찍으며 가슴에 뛰어

앉았다.

가만히 쪼그려 앉아 개구리를 보자 개구리가 말했다.

소년아! 개굴 개굴 난 너의 지난 가난이야!

개굴 개굴 난 너의 지난 세월이야!

개구리 너를 두레박에 넣고 다시 은빛 양동이에

우물을 채우면 아버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러

오실까

말타기 리어카 한번 못 태워준 이름 없던 동생은

다시 등에 업혀 손가락을 빨아 줄까?

개굴 개굴 개구리야!

그런 피리를 불어 보렴.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동심같은 우물
많은 시인들이 우물을 소재로
시를 쓰는데
별로 성공한 사람 없듯이

님의 이번시도 조금은
아습지만
도전정신이  감동이네요

Total 34,632건 216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9582
행복한 잠 댓글+ 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6-14
1958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7 06-14
1958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06-14
19579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6-14
19578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1 06-13
19577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 06-13
19576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2 06-13
19575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06-13
1957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6-13
1957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6-13
19572 선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6-13
19571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6-13
19570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6-13
1956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6-13
1956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6-13
1956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06-12
19566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6-12
19565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4 06-12
19564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5 06-12
19563
早春賦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6-12
19562
skill 댓글+ 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6-12
1956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2 06-12
19560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6-12
19559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06-12
19558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0 06-11
19557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 06-11
19556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9 06-11
19555
마스크 댓글+ 4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6-11
19554
상추쌈 댓글+ 9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5 06-11
19553
일상다반사 댓글+ 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6-11
19552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06-11
1955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6-11
19550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2 06-11
19549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6-11
1954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6-11
1954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6-10
19546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6-10
19545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5 06-10
19544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6-10
19543
앵초의 연가 댓글+ 1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6-10
195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2 06-10
19541
양파 댓글+ 1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6-10
1954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06-10
19539
쉬운 인생 댓글+ 3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7 06-10
1953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6-10
1953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6-09
19536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6-09
19535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6-09
1953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6-09
19533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6-09
19532
공원에 댓글+ 1
성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6-09
19531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6-09
19530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6-09
1952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6-09
19528
선인장 댓글+ 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6-09
19527 영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6-09
1952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06-09
19525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6-09
1952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6-08
19523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6-08
19522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6-08
19521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06-08
19520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06-08
1951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6-08
1951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6-08
1951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6-08
1951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6-08
19515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6 06-08
19514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6-08
1951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1 06-0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