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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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담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83회 작성일 20-05-31 08:09본문
아버지와 그물
/담채
마당귀에 쌓여있는 그물 무더기
더 이상 어구漁具가 아닌 그물 위에 이끼가 무성히 자라 있다
한 끼의 공궤를 받들던,
손금이 보이지 않는 아버지가 무엇 하나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힘주어 엮어놓은 망網이었다
깨를 털고 난 마당에서 빈 깻대 위에 그물을 올려놓고 불을 붙였다
이제 태워진 것들은 자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허공으로 흩어지고 어떤 물기도
흘러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물이 마른 뼈들이 맞추어지듯 일어서고 있다
마당귀에서 늙은 대추나무 잎사귀가 말라 떨어진다
마당귀에 떨어진 바짝 마른 잎사귀들이 바닥에 가라앉아 납작 엎드린 넙치 흉내를 냈다
무너지는 한쪽 벽에 햇살을 빚어 얽는 거미가 바람이 들지 않도록
암팡지게 거미줄을 엮는다
슬픈 거미는 죽음에 쓸 밑줄마저도 살기 위해 뽑는다
포구의 모퉁이를 돌고 있는 쪽배 하나
먼 순례의 길 같은, 부서져야 비로소 흩날릴 수 있는 것들의 목록을
간직한 채 포구를 떠난다
바다가 가장 둥글게 펴지는 만조滿朝의 물때에 그물을 펼치러
오래전에 떠나신 아버지
댓글목록
분홍초록님의 댓글
분홍초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버지
어디 까지 나가
시나요?
지중해 어디쯤
붉은 카샤블랑카
뭐 그런건
아니겠지요
허상의 고래 말고
물괴기만 잡는
작은 새우 많이,
참치 한마리도,
감사히 그럴테죠
참고로
고래는 물괴기 아님
포유 동물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