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문득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미풍도 질풍도 가리지 않고
돌개바람 싹쓸바람도 좋고
새바람 하늬바람 높바람 마파람
할 것 없이 가릴 계제가 못 된다
스물여섯 해를 넘도록 이 몸에는
아니 이 마음에는
바람이 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허구한 날 짓무르고 썩기만 했다
나에게 바람이란 진정 금지된 바람인가?
오랜 옥살이에 공기마저 부패했다
뇌리에는 곰팡이가 들었고
저어할 수밖에 없는 곰삭은 내음만
어느 순간 무너져내린 역사와 공들인 탑
그 앞에 두고 제사를 지니는 것이다
한 해에 제사만 윤년 끼고도 삼백육십육 일
강점의 서른여섯 해를 건너도
빠삐용은 창살을 넘지 못하려는가
금지된 바람이라면 격하게 소망해야지
창밖에는 바람이 한가득이나
자가격리된 이 방에만은 줄 것이 없다
이몸은 귀밑머리 휘날리기를 바란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폭풍을
난간을 넘어 하늘로 대기권을 넘어
그 너머의 유죄를 끌어안고
물질의 무게를 초탈하는 단계로
안다,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미풍도 질풍도 가리지 않고
돌개바람 싹쓸바람도 좋고
새바람 하늬바람 높바람 마파람
할 것 없이 가릴 계제가 못 된다
스물여섯 해를 넘도록 이 몸에는
아니 이 마음에는
바람이 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허구한 날 짓무르고 썩기만 했다
나에게 바람이란 진정 금지된 바람인가?
오랜 옥살이에 공기마저 부패했다
뇌리에는 곰팡이가 들었고
저어할 수밖에 없는 곰삭은 내음만
어느 순간 무너져내린 역사와 공들인 탑
그 앞에 두고 제사를 지니는 것이다
한 해에 제사만 윤년 끼고도 삼백육십육 일
강점의 서른여섯 해를 건너도
빠삐용은 창살을 넘지 못하려는가
금지된 바람이라면 격하게 소망해야지
창밖에는 바람이 한가득이나
자가격리된 이 방에만은 줄 것이 없다
이몸은 귀밑머리 휘날리기를 바란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폭풍을
난간을 넘어 하늘로 대기권을 넘어
그 너머의 유죄를 끌어안고
물질의 무게를 초탈하는 단계로
안다, 바람은 바람일 뿐이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깔끔 담백 솔직해서 좋네요
대단합니다
좀더 구체적인 솔직이었음 하는 바램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참 좋습니다.
머물고 머물다 갑니다.
고맙습니다.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