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0-05-31 22:12본문
갱년기
아침에 묶었다 저녁에 푼 머리카락 고무줄 허리처럼 늘어 진 언덕이 있다
유수분의 밸련스가 깨진 저녁이
홍조로 안면을 잃은 가로등에 걸려
어둠을 빗질하는 푸석한 바람의 이명을 격리 시킨다
걸핏하면 별빛을 뭉개는 그렁 진 눈물과
반항하는 숙면을 보충제로 삼키는 불면의 다정한
객기가 투숙객을 맞아 들이는
샴푸 냄새같은 생을 핥다 수북히
혀가 빠진 머리카락은
남은 생을 몇가닥이나 주워 담을 수 있을까
저녁에 풀었다가 아침에 묶어야 직성이 풀린다는
붉은 해는 숱이 빠진 구름을 벗어나고
숲을 빠져나간 헐렁한 한 생이
손가락 사이에 뽑혀 나간 언덕을 쓸어 담는다
색조를 닦아 낸 달의 입술이 하얗게 부끄럽다
유수분의 밸런스를 채우는
붉은 매니큐는
립스틱보다 촘촘하게
꼼꼼하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