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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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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0-06-01 09:24

본문

 


구덩이를 팠다. 

하늘이 고개를 길게 내밀어 무엇이 안에 들어있나 쳐다본다. 


구덩이를 파고 검게 변색한 나무뿌리를 끄집어냈다. 

이빨 사이에 엉겅퀴꽃이 피어 불편하다. 

빨간 폭발음이 들려온다. 

뿌리가 불편한 미소를 짓는다. 

실뿌리가 짖겨졌다.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모를 

아리송한 표정으로. 


하늘이 나뭇가지에 엉겨붙어, 

머언 곳 지붕과 담 없는 집 사나운 개가 짖는다. 

개가 소나무와 칙백나무 사이에 가 앉는다.


불이 피어 오르고 오목녀가 얼굴을 가리고 흐느낀다. 

바다빛깔 책장을 넘기며 이승을 읽고 있던 그녀가, 

웬일로 소리 내며 언덕을 넘어가고 있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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