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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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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0회 작성일 20-06-07 16:54

본문

부정맥


        하늘시

뼈 시린 복숭아, 껍질 벗은 사과  이를 테면

껍질과 알멩이가 다른 것들은

안색이 변하는 슬픈 운명이라

헤어지는  순간,

피가 거꾸로 쏟아질 거야

청진의 기억이

오래 될 수록 그리움의 문장은

낡은 어제를 밑줄 긋는 버릇이 있어서

말없이 퇴색되는 여백의 공간을 붙잡지 못할 거야

제 몸의 소리를 바람 한 줄로 읽어내는

오랜 난청의 꽃들은 어떤 기도의 촛불로

한 촉 남은 심장 불태울까

당신을 깍아내기 위해

다음 페이지는

얼룩 진 여백부터 붉게 덧칠해 볼까

느린 맥박을 두드리며 덜컹,

시도 때도없이 울컥,

깍아도  발라내도

산화되지 않는 당신이라는 발화점, 오직

사과는 껍질 채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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