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에서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벚꽃 아래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04회 작성일 20-06-11 00:07

본문




만발한 벚꽃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 있는 법이라고, 

어린 마이코가 내게 말해준다.


그녀의 표정은 아직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책장 같았다. 

촘촘히 걸어가는 

하얀 종이 위에 

연분홍 초경혈(初經血)이 번지고 있었다.   


그럴지도 몰라. 이렇게 비단 기모노가 바스락거리는 그 아래에서. 

이렇게 화려한 시취(屍臭)라면. 

 

네가 묻혀 있을 활자에 

초봄의 눈발같은 

샤미센의 시린 음향을 돌려주렴.  


그녀의 작은 손이 내 폐 안으로 들어왔다.

현을 튕기듯 

따스한 연록빛 거울이 내 폐 안에서 

빈 페이지를 소곤소곤 넘겼다.


미세하게 

꼼지락거렸다. 


새하얗게 분칠한 벚꽃들이 

모두 지면 어쩌죠?

 

만춘(晩春)의 어린 녹음 지줄임에 벚꽃 아래 묻힌 나는 어쩌죠?


땅에 닿지 못하고 

허공을 떠도는 샤미센 소리

빙편(氷片)인 벚꽃은 어쩌란 말이죠? 


그녀가 검은 벚나무 가지에 매달려 

흰 꽃잎과 작은 꽃술을 무한을 향해 흔드는 동안 

그녀도 나도 더 이상 아무 말이 없었다. 


그때였다. 


아직 절정에도 이르지 못한

벚꽃들이 바람에 세차게 일렁였다. 


젖은 다다미방안이 환해지면서 

수많은 벚꽃잎들이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녀의 시간이 유예 되어간다

미루어지는 시간,

아름다움이 그리우면 꽃을 꺾어 꽃병에 두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녀의 시간이 꽃을 찾아 바람이 일렁이는 하얀 종이 위를 스치듯 걷고 있다 가늘고 여린 몸에 꿈을 꾸듯 몽환적인 그녀의 표정이 신비롭다

본연의 모습을 지켜 여유로움을 사랑하는 마이코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수많은 벚꽃 아래에서 등불을 켜고 있다



*혼자만의 상상으로 헤매다 갑니다.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괜히 사족을 달자면,

마이코는 벚꽃 아래 시체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 -> 시집 속에 있는 활자 -> 벚꽃 아래 묻혀 있는 사람 -> 벚꽃 그 자신 으로 계속 바뀝니다. 어떤 존재로 확정되지 않고 계속 유전하는 애매한 존재입니다. 벚꽃 아래 시체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인지, 그 자신이 그 아래 묻힌 시체인지 아니면 벚꽃인지 계속 바뀌죠. 그런 식으로, 마이코의 모호함과 신비함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그 애매함과 신비함에 성적인 매력을 더하였구요.

하지만 시인은 이런 모호함과 신비로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입니다. 여기서 나는 시인입니다. 유전하는 마이코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바로 나(시인)입니다. 시인 자신의 감각으로 이런 유전하는 것을 포착할 수 있고 대화를 할 수 있죠.

마지막은 마이코와 내가 다다르는 절정 - 섹스입니다. 이것은 예술적인 인식과 황홀을 상징합니다. "젖은" 다다미라고 하는 표현이 일부러 그런 목적으로 쓴 것입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코렐리 000님
관계중심의 국내보다는 해외문학상이나
영문 번역시집 출간에 포커스를 추천드립ㄴ다

Total 34,647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484 12-26
346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 02:57
34645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0:44
34644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05-04
3464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05-04
34642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5-04
3464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5-04
34640 성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5-04
3463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5-04
34638
얼굴 새글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04
34637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 05-04
3463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4
3463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5-04
3463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4
34633
주정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5-04
3463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03
34631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5-03
34630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5-03
3462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3
3462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3
34627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5-03
3462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3
34625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05-03
34624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5-02
3462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5-02
34622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2
34621
산책 댓글+ 3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2
3462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2
3461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 05-02
34618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5-02
34617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5-02
34616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5-02
34615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5-02
34614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5-01
34613 아침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5-01
34612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5-01
3461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5-01
34610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5-01
34609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5-01
34608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05-01
34607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5-01
34606
산에 핀 연꽃 댓글+ 5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5-01
34605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5-01
34604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5-01
34603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5-01
3460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4-30
346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4-30
34600 지중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4-30
34599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 04-30
34598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4-30
34597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4-30
3459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4-30
3459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4-30
34594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4-30
3459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4-29
34592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4-29
34591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4-29
34590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4-29
34589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4-29
34588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9
34587 사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9
34586 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9
3458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9
3458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4-29
34583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4-28
34582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4-28
34581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4-28
3458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4-28
345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4-28
34578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4-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