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春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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早春賦
창 밖은 가도 가도 물뿐이었지만 물이 멎는 데서라야 하늘이 시작되었다.
손으로 조금만 밀어도 창문은 저절로 열렸다. 창틀을 넘는 조심스런 파도를 타고 익사체 하나가 방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구겨진 얼굴에 해당화빛깔 눈꺼풀을 열고 잘 펴지지 않는 굳은 손 안에 시가 적힌 흰 종이를 쥐고 있었다.
예리하게 어긋난 갈라진 목에서 작은 게 한 마리 기어나오고 있었다.
등껍질에 석류알들을 잔뜩 이고서,
연록빛 물결이 씻고 간 탓에 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맞은 편 손의 다섯 손가락이 모두 떨어져나가고 없었다.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이른 봄날, 흰나리꽃 향기 날리는 청라언덕에서 한참 절정을 누리던 봄의 교향시가 시인님의 주술에 걸려 해운대 동백마루 앞바다로 퐁당, 투신해버렸어요.^^
잘려나간 손가락이 봄의 교향악을 연주하는 듯...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잠시도 고뇌가 떠날 날이 없고 큰 파도가 휘몰아치는 거친 바다와 같지만 고뇌의 바다에 빠진 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언젠가는 멋진 봄날이 올 것임을 믿고 이른 봄날에 멋진 노래 한 곡조 목청껏 불러봅니다.
불금인 오늘 저녁 메뉴는 영덕대게찜 추천드립니다. 대게찜이 싫으시다면 게맛살에 맥주한잔도 좋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요. ^^시인님!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