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개망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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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53회 작성일 20-06-15 11:42본문
하지만, 개망초는
1
문득 지나는 사람에게서
당신이 읽힙니다
잠시 접어 두었던 시집 속
개망초는 아직 박제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은 지나갔지만
펼쳐진 페이지를 좀처럼 덮지 못하는 건
우리 이야기를 기억하는 개망초가
시간 속에서 계속 물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2
혼자일지도 모를 길에서
단풍 들지 못한 페이지가
먼지처럼 날립니다
차라리 바람에 그냥 다
날아갔으면 했습니다
그 어떤 잎도 피질 않길
바싹 마른 잎처럼
개망초가 기억하는
우리의 어제가 모두
부서졌으면 했습니다
3
하지만, 개망초는 우리가 함께 한 길마다
더 큰 일가를 이루었습니다
벌들은 어제의 시간 안에서
오늘과 내일을 수정하느라
야단입니다, 길은 시집 속 개망초와
자리 바꾸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박제조차 거부당한 나만
지난 길 위에서 바람에 날립니다
댓글목록
피플멘66님의 댓글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은 15일
길가에 망초도
화려하게 흔들리며
피어나는 6월15일
육이오 전쟁 기념일도
멀지 않아서
요즘의 여름 날씨는
왜 이렇게 뜨겁고
더운지요
망초만 싱싱하게
싱그러운 것 같습니다
대최국님의 댓글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나라가 제일 아파해야 할 날이 다가오네요.
하지만 우리는 그 아픔에 너무 무디어지고 있습니다.
싱싱하고 싱그러운 망초의 기운이 이 나라에도 꼭 전해지지길 기원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