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옷의 카르멘 3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붉은 옷의 카르멘 3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811회 작성일 20-06-16 07:45

본문




붉은 옷의 카르멘 



이런 글이 있었다. 

19세기 일이다.

러시아에서 온 어느 금발의 차가운 발레리나는 호텔방에서 남편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혹자는 그녀가 남편을 살해했다고도 한다. 

어느 사람은 자신이 목격한 것을 말한다. 

그녀는 시체가 있는 자신의 방에서 

붉은 옷을 입고 미친듯 춤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BAR의 테이블 곁에 앉아 글을 쓰던 내게 

그 사람이 등을 툭 치며,

"자, 우리의 카르멘에게 건배!"하고 말한다. 

나는 술 대신 피를 마신다. 피처럼 빨갛고 후끈하고 찝찔한 어둠이었다. 


그 발레리나는 그날밤 이후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타오르는 듯한 홍염을 입고 있는 그녀를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그때 그녀가 

타오르는 듯한 홍염을 입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당신도 지금 홍염을 적고 있잖아요?" 

그 거만하고 무표정한 러시아어투로 그녀가 말한다. 

"당신도 내 심장을 도려낼 비수를 하나 늘 품안에 품고 있었죠?" 


정말 그랬다.

내 시어들에는 피가 묻어 있었으니까. 

나는 그녀의 시체를 수습하면서,

단절된 얼굴 팔다리를 시어(詩語)들 속에 감추다가 

깜빡하고 그녀의 심장을 

시어(詩語) 바깥에 놓아두었는지도 몰랐다.   


친구가 내게 말해준다. 

"한 줄을 쓰더라도 그냥 글이 아니라 자네한테 운명이 될 그런 글을 써."


심장이 만져진다. 

내 폐에는 너무 많은 고통이 담겨 있다. 


그날밤 꿈에 그 친구가 나타났다. 

"자네 글 속의 방에서 카르멘은 살해당하지도 누군가를 살해하지도

붉은 옷을 입고 있지도 않았어. 어찌 된 건가?"


나는 시취(屍臭)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나의 카르멘......" 나는 잠결에 중얼거렸다.


그리고 돌아누웠다.


"너는 누군가를 살해하지도 살해당하지도 행방불명되지도 않았어." 


"하지만 너는 이제 그 어디에도 없어. 그 방을 내게 조금만 더 보여줘."


"너는 비수를 든 날 보고서도 왜 가만히 문을 조금 열어두었지?" 


 

 






댓글목록

Total 37,847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57 12-26
37846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 00:53
37845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0:43
37844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 00:22
37843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00:14
37842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6-14
37841
꽃내음 새글 댓글+ 2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6-14
37840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06-14
37839 솔새김남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6-14
37838
쪽방 새글 댓글+ 1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14
37837
바윗돌 2 새글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14
37836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14
3783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14
37834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6-14
3783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6-14
37832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6-13
37831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13
3783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6-13
3782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6-13
378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13
37827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06-13
37826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2
37825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6-12
3782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6-12
37823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2
3782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6-12
37821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1
37820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6-11
37819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11
37818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1
37817 심휴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6-11
37816
발견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6-11
37815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0
37814
베개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6-10
37813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10
37812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10
37811
거짓말쟁이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6-10
37810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10
37809
무자치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6-10
3780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06-09
37807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6-09
3780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6-09
37805 을입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09
37804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6-08
37803 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08
3780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08
37801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6-08
3780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07
37799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6-07
37798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6-07
37797
채송화 댓글+ 2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6-07
37796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6-06
37795 이강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06
37794 민경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6-06
37793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6-06
37792 종ㅇ비행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06
37791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06
37790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06
37789
기형도(퇴고)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6-06
37788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06
37787 백지회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6-06
37786 넋두리하는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05
37785
몸둥아리 댓글+ 1
세인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6-05
3778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05
37783
민들레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6-05
37782 안개깡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05
3778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05
37780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04
37779 해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04
37778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6-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