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 저수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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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20-06-19 20:10본문
반월저수지에서 김남식
저수지를 양쪽으로 끼고 세상이 움직인다
한 쪽은 고속전철 다른 한 쪽은 고속도로
그리고 산업도로 까지 바삐 돌아간다
평상시에는 세상살이가 빤히 들여다보이다가도
이곳에 들어서면 다 잊고 싶다
굽이굽이 산골짝을 돌아 내려 갈 때 마다
호수로 부터 올라온 안개가 숲을 적실 때면
날카롭던 지난날의 사랑도 추억도 미움도 번민도
저수지의 물결 속으로 모두 사라진다
가는 길도 목적도 없이 조각배 하나로
망망대해를 가듯 마음의 시력까지 잃어버린 채
감자탕 속 구멍 난 등뼈처럼 허한 바람이 일면
나란 존재도 무척이나 푸석푸석 모호해지면
내 아픈 기억들을 다 잊고 싶다
어느덧 저녁 해가 산등성이에 걸쳐 들고
호수에 산 그림자가 드리우면 일어선다
내가 아닌 또 다른 사람으로
내가 나를 사랑하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아가야ㅡ한다
마음은 어느새 그 사람 곁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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