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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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1회 작성일 20-06-23 18:55본문
아버지의 소망 /
방패연은 무얼 막으려 그리 분주했는지
사력을 다해 막는 것은 바람뿐
바람의 능선을 찾아
한시도 쉬지 않고 바쁘게 오가던 ,연은
바로 아버지였다
바람이 희망이고 힘이었을까?
야근까지 자진했던 아버지
가족이란 끈을 잡고 일어서기도 했고
끈 때문에 맨살로 칼바람을 맞기도 했다
날짜를 잊지 않고 찾아오는
갖가지 독촉장에
팽팽하였던 끈이
세찬 바람의 힘을 견디지 못해
날개가 부러져 더 이상 날지 못했다
방패연의 가슴 언저리
뼈가 보이도록 구멍 난 것을 안 것은
바로 그때였다
그래도 시도 때도 없이
날개 없는 몸통만으로 다시 날아보겠다고
날 수 있다고, 아니
날아야 한다고 버둥거리려 보기도 하지만
안방에서 거실을 뒤뚱뒤뚱 가로지를 뿐
이미 느슨해진 실을
팽팽하게 당기지는 못한 채,
자신이 날았던 창공에서
대신 바람 맞으려는
가오리연의 작고 여린 뒷모습만
그저 멍 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
몸뿐인 방패연의 소망은, 오늘도
예전처럼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는 것이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의 시는 그 정서가 따스합니다
모든 행간이 자욱해 시를 다 읽고 나면 혼미해는 듯 하지요
잔잔한 물결처럼, 바람처럼,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스펙트럼님의 댓글
스펙트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반갑고, 이렇게 제 방에 들러 좋은 말씀 놓고 가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 일천 합니다..더 배워야 하죠, 격려말씀 고맙게 생각하고 더욱 정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