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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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이곳에서
자신의 바닥을 고백하기 위해
옷을 벗는다
일을 망친 낚시꾼들이 손가락질하며
힐난하고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깡통을 던지는 동안
바다가 자신을 고백하기 위해
옷을 벗자 드러났다
갯벌이 갯벌 아래의 미물들이
망둥이며 게 따위가 움직이면서
수치를 견디고 나체를 드러낼 줄 알아야 만이
바닥에서도 죽지 않고 생명을 안을 수 있다면서
하루에 두 번 바다는
옷을 벗는다
낚시꾼들은 바다를 헤집으면서
바다를 알지 못한다 사랑할 줄 몰랐다
바닥을 드러내는 궁평항의 바다만이
낚시꾼들마저 품으로 안아 끌어모을 뿐이다
댓글목록
스펙트럼님의 댓글

좋네요~^^
온글쟁이님의 댓글의 댓글

와...작년 시마을 대상 타신 스펙트럼 님 아니신가요? 영광입니다!!!
누구든 자신을 기억하고 싶다 시 정말 인상깊게 읽었어요!
브루스안님의 댓글

존경하는 온글님
자신의 체험에서 나온 글이라서 그런지
독자들이 보기 편합니다
감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