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ées de Pèlerin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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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45회 작성일 20-07-04 09:14본문
Années de Pèlerinage
종소리를 들어 본 적 있다.
낮은 소리가 완만한 구릉을 따라 흘러내려가는,
빙하가 멀리 보이는 아침이었다.
손톱을 물어 뜯었다.
풀들이 호곡(號哭)하며 이리저리 갈라지는
좁은 길이었다.
내 유년으로부터
파란 내장을 줄줄 흘리는 것들이
날 붙잡고 매달리는 것이었다.
이쪽에서는 저 멀리 언덕 위를 걸어올라가는
네 모습이 잘 보였으나,
너는 날 보지 못했다고 했다.
발렌슈타트호수에 보트를 띄웠다.
비췻빛 생동하는 것 위를
나무토막이 미끄러져나간다.
너도
나도 함께 호흡을 가다듬는다.
누군가 물가에서 휘파람소리를 내게 불어왔다.
새 한 마리가
외롭게 하강하고 있었다.
아이 하나가 풀이파리 쥐어뜯으며
혼자 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보트 아래 찰랑이는 그 수면을 숨죽이고 바라보느라
네 얼굴이 비췻빛으로
잠시 물들어 있을 뿐이었다.
댓글목록
sundol님의 댓글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제 詩題가 이러면
그냥 할 말이 없어집니다
무식한 독자 ..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리스트의 순례의 해라는 피아노곡집입니다.
스위스를 여행한 감상을 쓴 곡인데요, 발렌슈타트호수에 대해 쓴 곡이 있습니다.
언젠가 발렌슈타트호수를 여행한 경험이 있는데, 리스트의 피아노곡과 겹쳐 이 글을 써 보았습니다.
고나plm님의 댓글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찌기, 이렇게 투영감이 나는 시를 접해 본 적 없다
경쾌하게 읽히면서고......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게 평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마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라 현장감이 있어서 그런가 보네요.
보고 들은 것을 담담하게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트에 녹턴 3번 실어 보냅니다.
그녀는 만나 보셨는지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그 호수에 잘 맞는 곡 같네요.
호수에 가는 길이 아주 작아서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어느 노부부가 저만치 앞서가고 있더군요. 그분들을 따라가면 어딘가 나오겠지 해서 그분들을 그냥 따라갔습니다. 어딘가 풀밭언덕을 계속 올라가길래 저도 따라올라갔는데, 그 언덕 아래가 호수더군요. 저는 그분들을 따라갔는데 그분들은 저라는 존재를 전혀 몰랐다는 그 언밸런스함에 대해 써 보았습니다.
봄빛가득한님의 댓글의 댓글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이런의 차일드 해럴드의 순례 중 그 유명한 시구가 생각나서 혹시나 했는데,
편안한 휴일 되십시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제가 경험한 것만 써서요.
그리고 그 시는 제가 참조하기에는 너무 오래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