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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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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6회 작성일 20-07-06 10:46

본문



어제 노트르담대성당에 불이 나 지붕 한쪽이 완전히 주저앉았다고 한다. 


지붕이 녹으면서 흘러내린 납이 성상(聖像)과 제단을 덮쳤다는 것이다. 


쇠사슬을 찬

빠알간 십자가는 

웬일인지 저 높은 데까지 기어올라갔다. 


불협화음으로 채색된 바이올린소리가 

까마득한 지붕으로부터 들려온다. 

격렬한 뒤틀림에 

하얀 대리석에 균열이 간다. 

리오네트처럼 사지(四肢)에 투명한 마찰음이 꿰어져, 

누군가 세필(細筆)을 조종하고 있다. 


재작년 프라하거리 어느 골목 

블타바강물이 찰랑찰랑 스며드는 정원에서 

그를 만난 적 있다. 

그때 그는 꼬리를 질질 끄는 무심한 흑조(黑鳥)였다.  


깃털을 떨며

바깥으로부터 

내 호흡에 저항하고 있는,


그는 퐁뇌프다리와 퐁데자르다리 사이에서 

굶어죽은 무명화가라고 한다.  


그가 가르쳐준

거울을 스케치하러

강 건너

안나 드 노아유의 무덤을 찾아간다. 


레몬껍질을 벗겨

각혈하는 하얀 접시 위에 놓는다. 

그리고 나도 

새하얀 석조건축물들 사이에 초상화처럼 앉았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들이 

마로니에잎들 속에서 바스락거린다. 

수첩 속에 잔뜩

그녀의 이름이 적히고 또 적힌다. 

마치 걷잡을 수 없는 물결처럼

그녀의 이름이 페이지 페이지를 넘기며 몰려온다. 

나는 원근법이 황홀하다. 

詩 속에 날 숨겨야 할 때가 간혹 있다. 

계단을 걸어올라가면 어디에 닿을 지 몰랐다. 

청록빛 차가운 것이 초여름 풍경 위에 쏟아진다. 

느긋한 유람선이 내게 가장 가까운 잎 속을 천천히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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