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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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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69회 작성일 20-07-07 11:47

본문

유서遺書 / 백록


1.

 
지나온 세월이 잿빛처럼 마구 흐릿해진
오늘, 문득
 
나는 기원전의 분서갱유焚書坑儒를 갱유분서로 착각하며
이를 줄여 유서라 읽는다
내가 평생 쓴 천편일률의 수천 편의 글들을
하나하나 불사르기로 작심, 또 작심한다
서푼 삼류소설 같은 그 소서燒書들이
인터넷 바다로 휩쓸리거나 말거나
 
그 첫머리에 인간의 강령, 그 차체 같은 삼강三綱이 있었지만
다음으로 인륜의 바퀴 같은 오륜五倫이 있었지만
부자유친, 군신유의, 부부유별, 장유유서, 붕우유신을
두루두루 버무린 거기엔 나름
공자의 덕목,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흉내로나마 더러 담겨있었고
그 행간으로 드문드문
맹자의 성선설이며 순자의 성악설이
제법 얼씬거렸다
 
비로소 오늘
그것들이 새삼 무상無相임을 깨우쳤다
말 그대로 공허空虛, 그 자체임을
드높은 산도 드넓은 바다도
결국, 하늘 가운데 한 점임을
먼지에 지나치지 않음을
 
마침, 비가 온다
어느 영화 같은 비가 내린다
저토록 점점 줄기차게 뿌리다
바람에 실려 흩날리다
머잖아 끊어진 필름처럼
뚝, 그칠
2.


비가 내린다

이 섬의 사월 같은 비가 잿빛으로 추적거린다
오월의 항쟁 같은 비가 뒤섞인다
유월의 전쟁 같은 비가 따라 비친다
오작교가 떠오르는 이 칠월에도
비가 온다

이건 아니다 싶은 非처럼
심장을 물어뜯는 悲처럼
그런 설움을 품고
비가 온다

며칠 후면
그런 죽음이 오신다
갓 스물에 귀신이 되어버린
나의 부친 같은 임께서
나를 인도하려
 

댓글목록

봄빛가득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5일 엔니오 모리꼬네가 향년 93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의 육신은 적멸하였지만 그가 남긴 흔적은 영원하겠지요!
===============================================

고 최숙현 선수의 명복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음에도 여럿이 있지요
살만큼 살다 죽는 죽음과 다 살지 못해 스스로 죽는 죽음과 더 살고 싶어도 사고에 휘말려버린 죽음들, 재수없이 코로나의 덫에 걸려들어야하는 죽음들 등등...

함께 명복을 빌어봅니다
감사합니다


시네마 천국* / 백록



‘영화는 현실이 아니야. 현실은 영화보다 훨씬 혹독하고 잔인하단다’

엔니오 모리꼬네
향년 92세

당신은 이승에서 못다 한 꿈 더 펼치기 위해
다하지 못한 천수를 마저 누리기 위해
시네마 천국으로 떠났을 거다
모자이크 스크린 속을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아들과 그의 노래
‘Love Theme’와 함께

현실의 내 詩도 역시 이 영화의 대사처럼
필름이 잘리듯 혹독하고 잔인하므로
허접한 내 몸이 감당하기 벅차므로
때때로 어설픈 직설로 칼질한 것들
은유의 도구로 땜질하는 것이다
사랑의 대강 줄거리처럼

하여, 내 영혼으로 짜깁기한 나의 시는
내 마음이 상영하는 영화다
시네마 천국 같은
그런 노래다

(서기 2020년 7월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부르는 이 글 같은)


----------------------
* 영화 제목 차용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서遺書-2 / 백록




내가 죽어야 내가 산다
가난한 나의 詩도 영원히 살고
잠시 피곤한 내 정신도 산다
몹시 편안하게

지금이라도 당장 죽어야 또 다른 내가 오래 산다
저기 한라산자락을 얼씬거리는 뭉게구름처럼
죽은 듯 웅크리다
비가 되어 줄기차게 되살아난다
곶자왈 천년의 녹음처럼
푸르게 시푸르게
바람이 불면 날개를 달고
더욱 세차게 산다
실컷, 살풀이춤을 추며

나를 죽여야 내가 산다
우리 모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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