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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은 쪽지처럼 다리를 벌리고 앉은 사내가 마두금을 켜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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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4회 작성일 20-07-08 15:07

본문

접은 쪽지처럼 다리를 벌리고 앉은 사내가 마두금을 켜고 있어


쫓기던 제왕이 물 대신 단칼에 날린 말의 목에서 솟구치는 피를 마시는 동안 타는 목구멍을 오르락 내리락 하던 

울대를 닮은 태양이 아침과 저녁 사이를 빠르게 오가더니 한모금 삼키고  있는 어둠 속인데,


한 방울 눈물을 얻기 위해 소금 자루를 지고 사막을 오가던 어미 낙타가 새끼 낙타에게 젖을 물리자 온 은하에

젖이 돌아 팽팽하게 불은 빛의 젖줄을 따라 부푼 젖꼭지들이 뽀얀 빛을 뚝뚝 떨구는 밤하늘을 향해 아직 눈도 뜨지못한채 주둥이를 휘둘러대는 신생으로 까마득한 곳이 이승인데,


내 안을 흐르던 것이 네게로 흘러드는 시간을 음악이라 불러,. 링거줄을 따라 흘러드는 음악에 맞춰 속눈섭이 떨리는 것은 핏기 없이 침대 시트 위에 놓여져 있던 손가락이 잠들어 있던 검은 현을 살며시 튕겼기 때문이야. 새끼 낙타에게 펼쳐진 사막을 접으려고 젖통이 식은 납처럼 굳어가며 가두었던 젖을 물릴 때 둥둥 어린 낙타의 심장이 뛰고 녹슨 트럼펫처럼 고적한 장에

달달하고 뜨뜻한  멜로디가 돌아 사막은 다시 초원으로 끊겼던 길을 이어가지


영원을 찾아서 헤매다니지만 우린 이미 영원한거야. 나라는 순간을 넘어서지 않고서는 너를 향해 갈 수 없는거야. 지친 말의 미간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들여다보던 눈동자가 섬처럼 잠겨 있던 바다를 보았어. 안장 너머로 펄펄 끓는 피가 고인 제왕의 부랄이 짤랑짤랑 부딪히던 소리를 들었어. 무릎 꿇은 제왕들의 등짝 위에 올려지던 발바닥으로 시린 옆구리가 뜨거워지도록 박차를 가하던 순간도 느꼈어. 너의 꿈이 나의 꿈이 될 때 생기는 공간을 우주라고 부르는거야. 칼날이 스윽 목을 긋던 순간 천천히 붉은 음표처럼 줄줄 맺히다 폭죽처럼 솟구치던 나를 두고 두고 마시는 시간을 영원이라고 하는거야


접은 쪽지처럼 다리를 벌리고 앉은 사내가 마두금을 켜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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