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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四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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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0회 작성일 20-07-13 07:53

본문



그 아이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 

무언가 투명하고 향그러운 것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아이의 이름을 생각하다 보면

머릿속에 사월(四月)만 남는다. 


아련한 담장을 잠시

초봄의 솟아오르는 후박나무 새잎처럼

그 아이는 늘

해말갰다. 

마악 세수를 끝낸 얼굴 같았다.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훌쩍 컸던 

그 아이는

코스모스 한 송이처럼 하늘하늘

저 혼자만 딴 세상에 있다는 듯

침향 서린 나무복도를 걸어다녔다.


학교에서 시를 가장 잘 쓰는 것으로 유명했던 그 아이는

전국대회에 나아가 자주 수상을 했다.

그 아이의 투명한 입김이 

그대로 투영된 시 속의 세계에 들어가고 싶었다. 

나는 素月을 읽었고 

늘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다. 


수업시간 중 잠깐잠깐

창밖을 훔쳐보면,


흘러내리는 산 능선 타고 넘실넘실 불타오르는 자운영 

시리도록 샛노란 색채가

산바람 타고 쏴아 

창문 안으로 쏟아져들어오는데,


이름만 들어본

어느 먼 동네에 살고 있다는 그 아이,  

그 아이가 저 봄꽃으로 뒤덮인 

학교 뒷산 좁은 길 따라

멀리 가 버리는 상상을 했다.

 

그 아이가 멀리 떠나가다가 떠나가다가 

아무도 모르는 섬에서 

아무도 모르는 꽃과 풀과 바위 사이에서 

이미 죽어버린 것은 아닌가 

상상하면 저절로 눈물이 고였다.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그 아이는, 

전국대회에서 수상을 했다는 

안네 프랑크에게 주는 편지를 급우들 앞에서 

낭독해주었다. 


그 시 마지막은 안네 프랑크에게 보내는 작별인사로 끝났다.

"안녕"

반쯤 어두운 교실 교단에 서서

작별인사를 하던 그 아이의 목소리가 

조금은 떨렸을까?


사월이 벗어놓은 

어느 여중학생의 파란 학생복.

내가 하루종일 앉아 

모래알들 속에 섞인 조개껍질을 줍던 

그러다가 산비탈을 내려가 한오라기 

길을 목적없이 따라가곤 했던

그 사월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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