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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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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버들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5회 작성일 20-07-13 11:59

본문

오대산



별초롱 달초롱한

시리디 시린 은하의 새벽.


어둠에 겨운 오대산은

눈곱을 훔치우고

칼바람에 지친 상원사 범종은

애꿎은 목탁만 흔들어댄다.


한 뼘 무게보다

더디고 느린 나의 육신은

주인 없는 영혼 곁에 슬며시 빗기어 누워

가르릉 가르릉

맥박 없는 숨을 고르며

구도에 지친 노승의 뒤만 졸졸 따른다.


하나이면서도 하나가 아니고

둘이면서도 둘이 아닌

정리되지 않은 수많은 삶의 편린들...


새벽 오대산에 슬며시

바랑의 끈을 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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