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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팔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02회 작성일 20-07-15 13:35

본문

하루를 팔다 보기엔 히스테리칼한 생존의 틀인지라, 모두가 스스로의 장면을 뚜렷이 연기하기 위하여 사뭇 헐벗은 표정이라도 관객 앞에서 개의치 않았다 목덜미 잡아당기듯, 그리운 고향은 무성히 자라난 그들의 살그러운 희망을 쓰다듬어 각자의 폐부에 오래 전부터 깊숙한 심호흡이 되어왔건만, 섬뜩하게 길어만 가는 의아한 손톱은 ! 각질의 죽은 세포가 끈질긴 목숨의 확신을 슬금슬금 분열시킨 채, 검은 때 찐득한 화폐를 긁어 모았을 뿐, 손끝에 와 닿는 반질한 삶은 뚝뚝 분질러지는 두려움을 안고, 구석진 곳에서 씹혀지는 밥알의 비명을 내지른다 눈물어린 순대국에 담긴 거친 숨소리가 삼켜지고, 또 삼켜진다 박자 맞춘 호객의 음조(音調)는 초라한 영혼들의 나들이를 부추겨 흥겹게 하고, 하지만 이미 누군가 그곳에서 처량히 죽어있듯이 시장바닥의 늦은 저녁은 장막을 내리며 몸을 굽힌다 문 닫히는 휴식의 시간은 저 멀리서 늦은 하품하고, 그래도 하루를 팔아 목을 적시는 텁텁한 삶이 지친 얼굴의 포장마차 안으로 모자이크 되면 기울이는 쓴 소주잔의 헛헛한 장단에 맞춰 지붕 적시는 가느다란 빗줄기, 차갑게 흐른다 헐값에 팔린 하루, 아무 상관 없다는듯이



- 繕乭 ,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profile_image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의 의식에서 대면하는 자연의 창대함이 조작한 허접스러움에 대한 자기 투영이 설고 섧은 자기 호화
순수한 순진이 손짓합니다

sundol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조악 粗惡한 글이 담지한 것에 대해
탕님이 말씀하신 바를
도저히 알 길 없지만 (제 비천한 머리 지수로는 말입니다)

아무튼, 감사드리고

탄무誕无님의 댓글

profile_image 탄무誕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십니까?
형님,
도반입니다.

언어가 상징하는 바가 분명하고, 확실합니다.
일깨워줌이 참 좋습니다.

뜻있게 일깨워주시니 그 노고 더할나위 없이 고맙습니다.

'누군가 그곳에 처량하게 죽어있듯이'
정점을 찍은 표현력에 감탄합니다.
제 눈도 이와 같습니다.
'헐값에 팔린 하루, 아무 상관 없다는 듯이'
물론 이 어절에서도 그렇고요.

도반님의 이 글은 다시 읽고, 또다시 읽으면 느낌이 새롭지요.

한참 머물며, 아래위, 위아래, 왔다 갔다 하며/ 몹시 읽었습니다.
또 읽어보겠습니다.

the 아프지는 마시고요.
제가 다 아파할게요.
그 아픔 제 공부의 재료로 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머리 조아립니다.
 해브 굿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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