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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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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버들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20-07-15 18:06

본문

도둑



모처럼의 나들이에

정신없이 산을 오르다가

문득 허공을 바라보니

산은 간데 없고

온통 짙푸르게 멍든 상처뿐이어라.


나는 도둑놈입니다

나는 도둑놈입니다

그 중에서도 날도둑놈입니다...


가슴의 울림 그대로

허공으로 화두를 내질렀더니

이에 질세라, 이 산 저 산

덩달아 화답하노니...


나도 도둑이어라

나도 도둑이어라

나 역시도 날도둑이어라.


이리저리 돌고 돌아

가슴에 내려 앉은 메아리

그나마 나은 도둑입니다

그나마 나은 도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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