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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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추억
모두 자기 길이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하신 선생님 말씀이
사무치도록 그리운 날이었습니다
길이 아닌 길이 없다는 말을
증명하려는 이들의 발자국이
세상 모든 길 위에서 꽃으로
피었습니다
다들 그렇게 꽃길을 걸을 때
길을 찾지 못한 그림자가 긴 발에는
진한 풀물만 무겁게 들었습니다
풀의 무게조차 감당하기 어려울 때
땅도 보이지 않는 풀더미 속에서
풀들의 시간을 엮어 길을 내는
메꽃을 보았습니다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님을
꽃길만도 길이 아님을
혼자라도 똬리를 틀면서
가면 된다고 분명 그것도
길이라고 메꽃이 살짝 붉어진 말로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풀조차 없는 땅에서는 자신의 몸을 엮어
죽살이치며 길을 내는 메꽃의 여운이
여명처럼 마음에 오래 흐르는 날,
무거운 시간을 걷어내고 똬리를 틀기 시작한
발이 무거웠던 사람을 보았습니다
댓글목록
작은미늘님의 댓글

시인님! 메꽃이 참 아름답습니다.
시간이 가벼워지고 발걸음이 가벼워지는것
같습니다.
작지만 긴 여운이 향기롭습니다.
잠시 머물러 가벼워진 걸음으로 갑니다.
고맙습니다.^^
대최국님의 댓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소 작은마늘 시인님의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시인님의 걸음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어 너무 다행입니다.
더 정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