採蓮 II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採蓮 II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5회 작성일 20-07-18 02:44

본문


採蓮 II



높은 파도는 저절로 잠재워졌다. 섬이 그리워 한쪽 표정은 잔잔한 연꽃이 되었으나, 다른쪽 감춰진 표정으로 울었다. 새하얀 천이 스르르 얼굴 바깥으로 흘러내렸다. 그것은 수면 위까지 떨어져내렸으나 좀처럼 물 아래로 가라앉지는 않았다. 


물방울이 거친 잎맥을 기어오르면, 반대편 경사면으로 주르륵 불협화음처럼 미끄러져내렸다. 


청록빛 잎이 끌어들이는 햇빛이 가시 돋친. 

오늘 오후는 낯선 사람이 휘파람 불면서 구릉을 올라가 파란 구슬이 또르륵 흩어지는 허공 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연잎보다 가벼워진 그의 뼈를 줍는다. 갈기가 잘린 말(馬)이 드러눕는다. 이렇게 해서 나는 그의 뼈가 가지는 이름을 영영 모르게 되었다. 떠가지도 가라앉지도 못한대서 폐선이리라. 각혈하며 피비린내를 뱉어내는 수면이여. 그렇지. 비참한 가지라도 그 위에 서너송이쯤 부용꽃 피기 마련 아닌가? 


타들어가는 연꽃 끝은 조금 말려올라가는 것이었다. 어쩌면 사실 나는, 나 자신을 한번도 사랑해 본 적 없다고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나는 한번도 날 사랑해 본 적 없다. 첼로소리의 지문이 묻은 연꽃이 바람에 끄덕인다. 심지어는 펄럭이는 깃발마저 그 곁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는 혼자 거울에게 말을 건다. 내 발바닥에서 죽어가는 것들을 보아주고, 내 발바닥에서 죽어가는 것들을 울어달라고. 거울이 조용히 깨진다. 연꽃들이 짙푸른 그늘의 사막을 건너간다. 눈을 가린 것인가? 얼굴을 다 덮은 것인가? 배꼽까지 드러낸 것인가? 벌어진 입술에서 자그만 게 한마리 기어나오고 있는 것인가? 오후의 절정이 뜨겁게 고인 바위 끌어안고, 심연으로 곧장 直下해 들어가는 저 많은 익사체들이여.  


댓글목록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 쓴 다음에는 시가 제 것이 아니라서, 뭐라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화자가 제가 아니라 허난설헌입니다.

Total 34,758건 245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678 산빙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02
17677 ♤ 박광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07
17676 다른보통사람anothe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12
17675 류니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19
17674 麥諶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6-15
17673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6-23
17672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7-11
1767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6-25
17670 소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7-04
17669
잘 풀리는 집 댓글+ 12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7-12
17668 하얀풍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7-21
17667
낡은 벤치 댓글+ 4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7-24
17666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9-19
17665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8-03
17664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8-30
17663 예향박소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8-12
17662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8-30
1766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18
17660
白夜 댓글+ 4
강경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9-30
17659 飛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17
17658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11
17657 하얀풍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12
17656
행복의 테 댓글+ 3
작은시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14
17655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26
17654 목조주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20
17653 DOK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29
1765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0-31
17651 세잎송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17
17650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26
17649 호남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15
1764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19
17647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1-21
17646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05
17645
묵화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08
17644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10
17643
자목련 댓글+ 5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02
17642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7-06
17641
역류 댓글+ 1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17
17640
눈 오는 거리 댓글+ 2
세상 관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17
17639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1-02
17638
응원메시지 댓글+ 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31
17637
하이얀 숲 댓글+ 2
향기지천명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1-01
17636 하얀풍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03
17635
눈의 저쪽 댓글+ 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1-06
17634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01
17633 꿈길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08
17632
충전 댓글+ 2
목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08
17631
대못 댓글+ 4
도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13
17630 OK옷수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19
17629
겨울 호수 댓글+ 2
인생만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18
17628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20
17627 최마하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2-24
17626
지문 댓글+ 6
사이언스포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12
17625 또로또2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14
17624 성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13
17623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4-01
17622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23
17621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25
17620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3-30
17619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4-08
17618
촉(觸) 댓글+ 10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4-05
17617 하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4-13
1761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01
17615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11
17614 안준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12-11
17613
뜨거운 추억 댓글+ 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04
1761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4-27
17611
명리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08
17610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13
17609
산마을 댓글+ 6
나싱그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5-2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