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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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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420회 작성일 20-07-23 00:46

본문



1. 


다 자라지 못한 후박나무가  

채 담장에 닿지 못합니다. 


가 내게 찾아온 순간이랄까요. 


나는 내 발치만을 보았습니다. 


나는 죽고 싶었습니다.


잎이 흔들리는 소리

높은 데서 들려왔습니다.


바람도 없는데 말입니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달라고.


사랑하는 이여,

지금 이 후박나무 잎들 글썽거리는 

소리가 


그대와 나 사이 거리입니다. 


더 가까와질 수도

멀어질 수도 없습니다.


영겁을

아 그대여,  


파도소리에 젖는 

걸음 걸음,


목놓아 


침묵하소서. 



2.


발길 닿는대로 편지를 씁니다. 내가 융프라우산을 찾아갔을 때 일입니다. 바람에 깎이고 적설층에 씻겨진 산협과 산협 사이 집 한 채가 있었습니다. 


고원에 까마귀떼가 날아가거나 내려앉았습니다. 노란꽃도 투명한 바람도 까마귀도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들 얼굴의 책장(冊張)을 얼른 넘겨버리고 싶었습니다.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얼붙은 소녀를 보고 돌아오는 길, 

빙하가 녹은 청록빛 물이 콸콸 내 망막 안으로 쏟아져 둘어왔습니다. 


통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다리가 

그러나 견고했습니다.


바위에 엉겨붙은 금발의 

머리카락에 키스하고 싶었습니다.


이 정경을 무어라 말해야 할까요? 들을 덮은 가장 싱싱한 풀 한 포기 질겅질겅 씹으라고, 

그리하여 능선을 멀리 돌아 달려나가는 기차 속에서 

삶과 죽음을 함께 각혈해내야 할까요? 

내 색깔을 모두 버리고 싶습니다. 

고사목에 은근한 무지개가 감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손을 뻗어 잡을 수는 없군요. 


그대여, 지금 거기 어떤가요? 아직 바람이 차갑고 이른 새벽 수면이 떨고 있나요?


그대여 읽고 있나요? 나의 찬 손을 읽고 있나요?

나 여기 왔었지만 

누가 기억해줄까요, 

오늘 하루 

내 가슴 속 부풀어올랐던 이

구름과 파란 하늘

영원과의 대화.


3.


떠나가는 배......

오늘 아침 유리창을 똑똑 두드리며 

새로 돋아난 잎 하나가 속삭였습니다. 


당신은 이 배에 오르지 않으시렵니까? 

잎은 계속 속삭였습니다. 


한번 떠나간 배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신은 운명을 믿으십니까? 모든 발음되어지는 운명은 왜 이리도 붉습니까? 


나는 잎의 다음 말을 기다렸습니다. 유리창을 조금 더 열었습니다.


하지만 잎은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행은 잠깐 입니다.  진실은 남습니다.  백년 후에도 어느 진흙속에서도 빛 나고 있다면 그것은 보석입니다.
늘 읽으면서 느낍니다.  질투를 하려면 근사치가 되어야 하는데  전 그럴 형편도 못되고, 늘 그냥
알아 본다는 것으로 만족을 하지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씀하신 대로 제게는 진실을 쓴 시입니다. 유행이나 남의 옷을 입는 것이 별로 제게 의미가 없어서요. 그냥 제 모든 것을 발가벗어 보여야만 남에게도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제 시 속에 있는 제 심연을 바라볼 수 있는 독자가 있다면 그것이 제 바램입니다.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팔꽃 넝쿨손을 코스모스에서 풀어  녹슨 지줏대에 감아주며 느낍니다.  그 넝쿨 뻗을데 뻗어야 담머너를 봅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그리로 가세요.  어차피 없는 이름 입니다.  그러나 던져진 이름과  삼켜진 이름은 다릅니다. 내 친구 화가가
말했습니다.  너를 이 세계에 던지라.! 그 친구는 유럽과 아랍에서 꽤나 알려져 있다고 들었어요.

비가 많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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