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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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555회 작성일 20-07-23 09:50본문
장맛비 / 백록
오늘도 비가 내립니다
어제의 먹구름 같은 생각들이 산산이 부서지며 내립니다
그칠 새 없이 줄줄이 내립니다
마치, 하늘과 바다와 땅의 경계를 싹 지워버리려는
심술의 사위입니다
오늘따라 바람이 그립습니다
하늘과 바다와 땅의 경계를 확연히 가르는
칼바람이 그립습니다
서늘해진 그날이 오면
하늘은 더 높아지고
바다는 더 넓어지고
땅은 환해질 것입니다
나의 심장으로 하늬바람 부는 날이면
새별오름 억새가 되어
하얀 물결로 출렁이겠습니다
꽃가루로 훨훨 날겠습니다
그날이 오면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앞집 아기와 나 / 백록
이사 온 앞집 아기와 처음 마주치던 날
자칭 할배인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아기 몇 짤?”
엄마가 뭐라고 했다
“제 잘!”
그 다음 내가 꺼낸 말은 고작
‘방가 방가’
그날 이후 난
그 아기를 만나고 싶어
문 앞을 기웃거리기 일쑤다
다음에 만나면 뭐라고 말할까
고민하며
아기도 날 만나고 싶을까
궁금해하며
다음엔 마스크 벗은 아기 표정
제대로 읽을 수 있을까
중얼거리며
그나저나 지금의 난
몇 살쯤일까
뇌까리며
그날 이후 난
늘그막에 희한한 관음증이 생겼다
엘리베이터 소리를 따라
볼록렌즈로 반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