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다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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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다위질
다 탄 연탄재 같은 도심 사이로
희뿌연 아침이 끓어오른다
짓밟힌 가로수 풀잎처럼
허기진 공허들이 버스에 올라탄다
주위를 스캔하니 젖은 갈잎 같은 그녀
창가에 매달려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
어떤 아이가 건너편 좌석에 앉은
아이스크림 먹는 또래 아이를
빤히 쳐다보고만 있다
지게골역,
버스는 멈추고 아이는
엄마 가는 줄도 모르고 반대편 아이만 쳐다보고 있는데,
엄마는 저런 것 쳐다보면 나쁜 거라고 혼내며
떼쓰는 아이의 팔을 확 잡아 끌며 뒤돌아선다
그냥 하나 사 주면 마음 속 시름도 덜 수 있을 텐데,
사실은 너의 잘못이 아냐
아이스크림 하나에도 벌벌 떠는 내가 미워서 그랬지
결국, 너에게 모든 걸 다 덮어 씌운 거야
어느새 버스는 그녀를 스쳐 지나가고
멀리 멀겋게 보이는 지평선에는
죽사발 같은 인생이 젖은 빨래처럼 펄럭인다
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죽사발도 요즘엔ㅈ밥사발보다 비싸네요
근데 가만보니까
건달이 쓴 글 같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