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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봄.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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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9회 작성일 20-07-26 20:32

본문

진술. . 1980

 

그날 밤은 집을 지키던 개들이 유난스레 짖어댔다

얼굴 형상이 없고 똑같은 옷을 입은 밤손님들

외부인을 찾는다며 빛고을에 찾아왔다

온몸에 달린 실을 감추려고 밤을 불러와

장난감병정처럼 춤을 춘다

 

실은 움킨 손은 밝은 달이 되고 밤손님은 신사가 된다

 

산들바람에 깎여나가는 봄꽃들이 소란스러워

집 밖으로 나왔다가 몸뚱이를 잃어버린 그림자

하늘하늘 군무를 추는 여린 꽃잎들을 바라보며

끅끅 울음을 억지로 삼키며 집에 돌아가는 길

맨버선발로 마중을 나온 어머니가

오밤중에 어딜 갔다 이제 돌아오냐며 타박도 못하고

가슴만 치는데 설움은 갈 곳이 없고

 

눈치없이 다가오는 새벽

온통 몸에 멍든 하얀 고층 건물만 비춘다

 

밤손님들이 머물다 간 곳

어머니는 제 자식 이름이 만삭처럼 불러왔다

주저앉아 떠날 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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