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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읽자, 우리가 읽히다(부제 : 햇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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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삐에로의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9회 작성일 20-07-27 04:04

본문

태양이 눈을 뜨고
쉽게 쓰인 시가 온 세상을 뒤덮는다
읽을 수 없어 두리번거리다
어젯밤 끄적여놓은 글귀들을 내려다보면
흑점처럼 유독 짙은 볼펜 자국들이
일제히 나를 째려본다
공책을 덮고
도망치듯 달려 나온 나조차도
따스히 감싸는 문장들
삐뚤빼뚤한 그 사이로
밑줄 치며 네가 다가온다
나는 온몸으로 너를 느끼며
그 위에 몇 자 덧붙여 끄적여본다
나는 너의, 너는 나의
흑점이된다
맞잡은 손이 검게 번지고
다음칸에 새로 쓰이는 우리
두 사람이 걸어간다
그들은 나란히 내린다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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