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고 그런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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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83회 작성일 20-07-29 20:10본문
그냥 그렇고 그런 날에 / 백록
오락가락하던 비가 잠시 갠 날
그냥 그렇고 그런 날
환한 하늘 백지에다 손가락 연필로
글을 씁니다
나는 누구냐?
라구요
답이 없습니다
마냥, 묵묵부답
백지일 뿐입니다
저어기 구름의 동태로 보아
아마도 일몰이 휩싸이는 시간에
답을 쓰려나 봅니다
우리말 사전에도 없는
'욹으락붉으락'의
저물녘 표정 같은
그 즈음에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백지라서 좋습니다. 못난 얼굴을 지우고 새로이 이쁘게 그려 갈 수도 있을 테니까요.
고맙습니다. 백록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졸글로 대신합니다///
무수천無愁川 / 백록
근심이 없는 곳이라 해서 애써 찾아왔는데
막상, 근심이 수두룩하다
지난날 승천을 꿈꾸던 비늘의 흔적들만 파다하게 남아
마구 꿈틀거리며 마른 눈물 흘리고 있다
섬사람들 수군거리는 소문에 의하면
천년을 시름시름 앓고 있다는데
한때, 천기를 품은 해룡의 몸부림으로
움푹 패인 바닥 곳곳엔
썩은 핏물인 듯
아린 눈물인 듯
허옇게 뼈대가 드러난 절리의
벼랑 여기저기엔
태초의 불에 그을린
주검의 흔적들
전설의 고향처럼
무지 비릿하다
백록白鹿의 모천회귀를 꿈꾸며 용솟음치던
파도의 포말처럼 길길이 날뛰며
무척 출렁거리고 있다
바싹 마른 수심을 품고
수천 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