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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꽃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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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겨울숲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5회 작성일 20-07-30 14:48

본문

나리꽃을 만나다 / 金然正


파도소리 끝이 없고

바람도 재우쳐 부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閑寂(한적)한 언덕배기 


들꽃으로 피어나서

들꽃으로 받은 사랑

속절없이 모두가 떠나가는

세월! 그 흐르는 자리에서


수많은 바다 얘길 홀로 간직하고

哀歡(애환)을 머금고 피어난 너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곳에서

겹게 날 바라보고 있구나

가을엔, 바람 닮은 갈색 얘기로

겨울엔, 눈을 닮은 하얀 얘기로

봄날엔, 꿈 많은 연초록빛 얘기로

여름엔, 깊은 잠 푸른 꿈에서 환하게 깨어나

신비한 朱黃(주황)빛에 검은 연지 찍고 피어난 너는

한 점 흐트러짐 없이 高潔(고결)한 모습으로

오늘도 그 자리에서 떠나는 나를

발걸음 끝까지, 마냥 바라만보고 있는 

바람이 이는 바닷가 언덕,

또 다시 離別(이별)이 서러운,

어릴 적 내 고향동무를 쏘옥 빼어 닮은,

, 참나리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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