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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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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15회 작성일 20-08-02 10:24

본문

팔월의 음표 / 백록


 
팔월이면 눈물방울 두 개가 어룽거립니다
하나가 나의 큰 바람 같은 해라면
다른 하나는 둥실한 그리움 같은
당신의 달이겠지요
그 하나가 조국의 광복을 품은 건 명징한데
다른 하나가 무주공산이라면
당신은 믿을까요
 
여기는 어스름의
다랑쉬오름
 
물방울 두 개가 오뚜기처럼 겹쳤습니다
이윽고 두 동강의 반도처럼 비칩니다
어쩌다 무한대로 기울어집니다
흐트러지며 쓰러져버린 것
눈물의 뼈대를 고이 추스려
다시 일으킵니다
너와 나 두 개로 나뉜
팔자 같은 생각을
오르내리며

버팀목 숨소리 시옷처럼
혹은, 홍익인간처럼
당찬 후렴구로
에잇 에잇 하며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빔면 / 백록



육지엔 물난리라는데
장맛비 그친 여기는 어느새 불난리다
염천에 빠져 죽고 염병에 데여 죽고
엎친 데 덮친 격의 난리통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입맛도 뚝 떨어진다
(사실은 지랄 같은 어제의 술 탓이겠지만)

늙은 응석이라도 부려 볼 요량의 아내는 지금 출장 중이고
그래도 깔짝깔짝 젓가락질 시늉이라도 해야
오늘 하루를 연명할 것이므로
방콕 홀로의 궁상이
라면을 비빈다

왼쪽으로 비비고 오른쪽으로 비비고
팔도강산을 휘젓고 있다
동서로 비비며 남북으로 비비며
싹싹 비비고 있다
그래야 턱밑으로 떨어져버린 입맛
후루룩 후루룩 건질 것이므로
종일 허우적거린 허기를
구출할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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