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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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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96회 작성일 20-08-05 20:44

본문

부동산 / 백록


 
조선 오백 년의 수도, 천년대계의 서울을 천도한다는데
한양이니 경성이니 그 명칭만 바뀌며 꿈쩍도 않던 서울을 옮긴다는데
뜻하지 않은 시절에 평양으로 절반을 떼어주고도 어느새 몸피가 불어 옮긴다는데
그 요지부동의 서울을 분해하여 다시 나누려나 보다
 
지금은 가히 한 치 앞을 못 보는 시대라 그럴까
수도는 이제 부동不動의 처지가 아니로구나
새는 수돗물처럼 이리저리 흘러 떠돌아야 하는
부동浮動의 신세로구나
 
허기사 밤이면 별을 따던 우리 동네 뒷동산 텃밭도
어느새 들썩들썩 몸살을 앓더니 그 추억은 물론
터무니조차 잃어버릴 지경이니 오죽할까
오른손에 칼을 들고 왼손에 오라를 잡고
끝내 보리심이 흔들리지 않던 천하의 명성도
어느덧 이 하늘 아래에선
별 볼 일 없겠구나
 
시장의 냄새를 좋아하는 작자들은 시장에 맡기라지만
무심코의 작자들은 무대책이 상책이라지만
그럼에도 대책이 딱 하나 있을 법한데
대가리들 그렇게 꽉 막혔을까
동방불패니 강남불패니 불패의 신화들을
죄다 불살라버리면 만사형통일 텐데
도무지 시대에 격이 맞지 않은
불패不牌의 책상머리들
주먹구구들 깡그리
 
이렇듯 지껄이는 엉뚱한 소리도 詩가 될까 싶어 어찌어찌 지어보는데
젠장, 조바심의 땀범벅이 그새 얼씬거리는구나
노파심의 마빡이 금세 비를 퍼붓는구나
심술 궂은 염천의 소금기가 끈적끈적 달라붙더니
시는커녕, 얼토당토않은 뒤죽박죽
결국, 죽을 쑤고 말았구나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錘 / 백록


무게를 저울질하는 쇳덩이
너는 애당초 망치다
철퇴의 본색이다

그런 법의 생각이 칼의 무게를 가늠하고 있다
저울대가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도무지 중심을 못 잡고 있다
어차피 기울어진 탓일까
아님, 휘어진 칼날 탓일까
이도 저도 아니라면
본색이 두려운 걸까

가당치 않은 디케의 시늉인 듯
비웃음 같은 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
몹쓸 너의 위치에서
추한 추억의 삼보일배가
어슬렁거리고 있다
문득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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