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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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73회 작성일 20-08-06 01:58본문
여름 아침. 장마가 끝난 후
첫아침. 철조망에 앉은 매미들이 꼬물꼬물
소리통을 비운다. 후박나무 잎새 떠도는 물비린내 잎과 잎 사이에서
널 만나다. 폐선하고 그 이름 불러보면,
아직 파란 허공에 떠도는 물입자와 젖은 흙냄새 사이 외로운
잎의 움직임. 궤적을 지워버린 나도 저
비췻빛 날 기다리는 것 속으로 녹아들고 싶다. 나도 저
비췻빛 알갱이 되어 서늘한 잎맥 타고 또르르 굴러내리고 싶다.
무게가 없는 폐선 녹음 따라 일렁이고, 마음의 무게 따라 가라앉는
널 불러보아도 간절한 것은 빈 허공 틈새로
아련히 흩어지고, 닫힌 수정(水晶) 맨살 내놓은 날빛 수런거리는
말없는 청록빛. 이 아침 눈부신 글자로 네게 전해지는 것은,
손으로 또박또박 눌러쓴 잎들
사이로 걸어나가 처음 만난 누군가에게
티없이 투명해지고 싶다는 듯이. 잔잔한 연못 속으로부터,
티없이 투명한
인사를 건네주고 싶다는 듯이.
안녕.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세미원 연꽃 축제를 연상해 봅니다. 저는 양평 세미원 축제를 한 번도 가보질 못했는데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장마가 멎고 집앞에 매미소리가 쩌렁쩌렁하길래 창 바깥을 내다보며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