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사슴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5회 작성일 20-08-11 00:09

본문



어젯밤 사슴이 내 머리맡에 왔다 갔다. 어느새 머리 없는 몸통이 내 눈에 익숙해져버린 사슴. 그는 나를 사람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나는 어느 먼 섬으로부터 왔다고 한다. 읽다가 머리맡에 놓아둔 시집의 책장과 책장 사이에 섬이 있다고 한다. 내 고통에는 접힌 흔적이 있고 목쉰 흔적이 있고 내 다리 사이 지느러미는 부어서 내가 얼마나 멀리 표류해왔는지 말해준다. 내가 어머니를 부르는 다른 말은 자운영이다. 그것도 지금 나보다 어린 어머니를 부르는 말이다. 그 시인은 거제도와 통영 사이 어느 외진 등대에서 혼자 산다고 한다. 사슴의 아내가 얼어붙은 바윗돌 위에 자운영 키우며 산다고 한다. 작은 쌀알들처럼 떠다니던 별빛이 떨리다가 눈부신 비늘들의 격류로 거대하게 부풀면, 시집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내 안에 머리 없는 사슴이 늘어간다. 내 안의 머리 없는 사슴들은 모두 각혈을 하고 있었다. 나는 벌거벗고 자맥질하러 달빛 속으로 들어갔다. 일렁이는 빛으로 가득한 평원을 사슴들이 뛰어간다. 일렁이는 빛의 바다에 둥둥 떠서 시인이 익사체로 누워있다. 나는 내 망막을 한 꺼풀 더 넘긴다. 종이 접히는 고운 소리 대신 접힌 종이 안쪽 고통으로 사슴이 능선을 넘어간다. 사슴 발굽에 자라는 이끼를 핥으려는듯 나는 빛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나는 벌거벗었고 벌거벗어서 황홀에 차있고 하반신에는 상흔이 가득하다. 익사체가 내게 둥둥 떠왔고 또 사슴이 다가왔다. 모두 보이지 않는 것들이지만 둥둥 떠다니는 익사체가 내 옆구리를 툭툭 건드릴 때마다 나는 더 깊은 잠에 빠져드는 것이었다. 허나 내 의식은 정반대로 또렷해졌다. 갑자기 눈을 뜬 나는 창을 열고 다자이 오사무가 투신하였다는 밤하늘 속 자오선을 찾다가 거제도와 통영 사이 그 어디쯤에서 이 가 시작되었다고 생각했다. 


          



 


댓글목록

김용찬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딱 하나만 질문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사슴과 마지막 연의 詩를 연결하는 알고리즘이 무엇인가요? 궁굼하군요...!!아, 또 하나, 화자는 원하는 시를 쓰고싶은 고뇌에 차있으나 자살에 대한 의식은 찾아 볼 수 없는데 디자이 오사무라는 고리타분한 작가를 마지막에 소환한 이유가 사뭇 궁굼하군요..!!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시의 자살행위라고 누가 그러셔서요.

그냥 앞부분에 다 나온다고 밖에 말씀드릴 수 없겠습니다.

Total 34,585건 20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0585
人魚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6 09-04
20584
못질 댓글+ 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9-04
20583
들꽃 댓글+ 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9-04
20582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2 09-04
20581 당나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9-04
20580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9-04
20579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9-04
20578
하얀 나비 댓글+ 2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04
20577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9-04
2057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04
2057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9-04
20574
새집 댓글+ 2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9-04
20573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9-03
20572
파도(波濤) 댓글+ 1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9-03
20571
비 그치다 댓글+ 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 09-03
20570
장마 댓글+ 2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03
20569
소리 댓글+ 1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9-03
2056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9-03
20567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9-03
20566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4 09-03
20565
능소화 댓글+ 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9-03
20564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5 09-03
20563
해우소에서 댓글+ 6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6 09-03
20562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9-03
20561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9-03
20560
싼다 댓글+ 2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 09-03
20559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09-03
20558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9-02
20557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9-02
20556
칠뫼 댓글+ 2
황소sksm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0 09-02
20555 오징어볼탱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9-02
20554
세대갈등 댓글+ 2
봄빛가득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9-02
2055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9-02
20552
무명 9 댓글+ 1
단풍잎떨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9-02
2055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02
20550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1 09-02
20549
사랑이* 댓글+ 1
강북수유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1 09-02
20548
섬의 태풍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9-02
20547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9-02
20546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9-02
20545
퍼즐 댓글+ 2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9-02
20544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9-02
20543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09-02
2054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7 09-01
20541
999억의 돌섬 댓글+ 10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9-01
20540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9-01
20539
가을 기다림 댓글+ 1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9-01
20538
9월의 피사체 댓글+ 4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 09-01
2053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9-01
2053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9-01
20535
신을 신다가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9-01
2053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9-01
2053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9-01
2053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9-01
20531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8-31
20530
나무들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8-31
20529
하루를 팔다 댓글+ 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8-31
20528 선미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1 08-31
20527
다시 한번 댓글+ 2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8-31
20526
각자도생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8-31
2052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8-31
2052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8-31
20523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8-31
20522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6 08-31
20521
人魚 댓글+ 4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3 08-31
20520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8-31
20519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8-30
20518 아다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8-30
2051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8-30
20516
내림 댓글+ 2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8-30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