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소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44회 작성일 20-08-15 00:08

본문




비췻빛 숨소리, 창을 여는 소리, 숨 쉴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후박나무 잎 소리, 빛 바래가는 낙엽들을 땅으로부터 모아다가 가지 위에 다시 붙이시는 어머니 기침 소리, 바다 소리, 멀리 청록빛 익사체로 떠다니는 내 누이 벗은 몸 벅차오르는 소리, 창을 열기도 전에 들려오는 밤하늘 공전하는 거대한 소리, 조개 껍질 안에 진주가 만들어지는 탄생의 소리, 진주가 단단해지는 소리, 공허해지는 소리,


내가 태어나기 전

어머니 자궁 안 손톱만한 태아였을 때

나는 소리의 바다를 떠다녔다. 


나는 이가 돋지 않았으나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의 빛깔과 의미와 탄생 및 소멸 

사랑의 의미를 묻고 다녔다.


그때 나는 詩보다도 오히려 작았고

詩가 만들어내는 형형색색 스테인드글라스 중 유리조각 하나로 

내가 들어가기도 했다.   


말간 물 속

음영 하나 없는 발그레한 

밤이었다. 

곱게 은하수처럼 뛰는 피가 

투명한 날 통과하여 지나가기도 했다. 


소리 하나에 눈뜰 때마다 

그 새로운 빛깔에 내 몸 세포들이 먹혀갈 때마다 

수정 기둥이 내 몸 안에서 자라났다. 


소리의 문을 닫으면 언덕 하나와 봉분 하나

어머니 호흡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투명한 수정 안을 유영하는 

은어의 비늘 한장처럼 

나는 심연까지 외로웠다. 


수정 기둥이 거대해짐에 따라 

나는 내 탯줄로 돌아오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나는 어머니께서 나 대신

수정 덩어리를 낳으실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


소리도

징조도 없이

수정이 깨진 것은

얼마 뒤의 일이다.


나는 혼자 웅크려 

수정 깨지는 소리가 밤하늘 별처럼 

내 안에 들어와 박혀,


어떤 것은 폐가 되고

어떤 것은 심장이 되고 

비늘 한 장이 개화(開花)하여

내 손금과 발톱이 되기도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댓글을 썼는데 깜빡 졸다가 날려버렸네요.
소리에 대한 특별한 감성이군요, 가시의 세계에서 미시의 세계를
넘나들며 풀아내는, 몸안에서 조차 자라는 소리를 통해 세상과
화자를 연결짓고 이해하려는 사유가 특별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날카로우십니다. 놀랄 때가 많습니다.

통찰력이 탁월하시니 분명 훌륭하고 새로운 시를 쓰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제 시가 석류꽃님 평만 못한 것 같습니다.

날건달님의 댓글

profile_image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의 편견일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소리의 울림들은 온데간데없고 불 꺼진 방안에 붉디붉은 자운영 꽃향기만 무수히 피어오릅니다. 중심에는 언제나 어머니의 숨결이 스며있음을 느낍니다.  즐겁고 평온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해석에 편견이 있을 수 있을까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날건달님의 평은 날건달님이 어떤 분이신지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날건달님 훌륭한 시 잘 읽고 있습니다. 건필하십시오.

좋은 주말 되시구요.

Total 34,643건 204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043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9 08-24
20432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8-23
20431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08-23
2043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7 08-23
20429
가을 댓글+ 1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8-23
20428
침묵의 등대 댓글+ 5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8-23
20427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8-23
20426
숙명 댓글+ 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8-23
20425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8-23
20424
가면극 댓글+ 3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8-23
20423
코로나 유감 댓글+ 3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8-23
20422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8 08-23
20421
전설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8-23
2042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8-23
20419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8-22
2041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2 08-22
2041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8-22
20416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8-22
2041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8-22
2041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6 08-22
2041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7 08-22
2041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08-22
20411
우리 동네 댓글+ 5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8-22
20410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6 08-21
20409 제어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08-21
20408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8-21
2040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6 08-21
20406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8-21
20405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3 08-21
20404
경원이에게 댓글+ 4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8-21
20403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8-21
2040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08-21
20401
비타민 댓글+ 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8-21
20400 최준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08-21
2039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8-21
20398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8-21
2039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0 08-21
20396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8-20
20395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2 08-20
20394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8-20
2039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20
20392 반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8-20
20391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8-20
2039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9 08-20
20389 최준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6 08-20
20388
꽃의 행간 댓글+ 2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8-20
20387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8-20
20386
빗 빚 빛 댓글+ 2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8-20
20385 벨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8-20
20384 최준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8-20
2038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8-20
20382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3 08-20
20381 창문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3 08-20
20380
공벌레처럼 댓글+ 4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20
20379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4 08-20
2037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08-20
20377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8-19
20376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8-19
20375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8-19
20374
상추꽃 댓글+ 1
이하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8-19
20373
멘붕 댓글+ 1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8-19
2037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8-19
2037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6 08-19
2037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8-19
20369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 08-19
20368 바람예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0 08-19
20367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08-19
20366 새벽그리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3 08-18
20365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8-18
20364 반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8-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