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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면{斷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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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0-08-15 09:54

본문

​나의 단면{斷面}



마을 한 가운데서 왜 자꾸 옷을 벚고 싶어할까?

내 전신의 단면을 오려 복사 된 몇장을 들고 

선거용 벽보 같이 입구에 붙여 놓기로 한다

당신께 굳이 어필 할 필요도 없는데, 노출증 환자도 아닌데

머리 끝에서 발 끝까지 정상인의 조건 다 갖추고 있건만 

이 마을에선 왜 주눅이 드는가?

내 눈엔 아직 아름다운 심장

그곳은 내 심성을 생산하는 신성한 곳

천지를 녹 힐 듯 

좌 심방 속 솟아오르는 붉은 용암 

또 다른 방 속엔 사려가 깊이 되어 살아 출렁이는 푸른 바다

내 발가 벗은 단면 속 드러난 성별, 고추 달린 수컷

팔 근육에 자리 잡은 왕릉(王陵) 내 선조 일 수 없지만

아직 쉽게 찾을 수 있는 6팩의 흔적

그땐 젊음을 뒤에 싣고 강변을 달리는 두 발 자전거의 기사였지!

한 편 

정면 간판에 드려진 달빛 그림자 

전생이 전해준 검은 그림자 일까? 

긴 외로움의 삶 속 미소 잃고 방황하는 이방인

아무리 발가벗고 까 보여도 단면의 해부도(解剖圖)로는

저 흰 빛 뇌 속의 염원과 집념을 보일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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